나의 작업은 비판적이지만 휴머니즘이 전제되어 있고, 외피에 대한 서술보단 심리와 감정에 천착하고 있다. 거개의 작품에서 우리가 무엇을 자각해야 하는지, 우리가 걷는 이 길이 과연 올바른 길인지 되묻는 자신만의 발언과 의제가 드러나고 사회, 정치적인 내용에서부터 흔하게 겪는 일상에서조차 그 알고리즘을 찾아내고 있음을 보여주려 한다. 나는 한국 사회 날것들, 내가 바라본 사회 속 인간관계 와 대인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모습들을 듣고, 느끼고, 다시 되새기고, 정리하여 마지막 단계에 이야기들을 드로잉을 풀어낸다. 나-그림-감상자-사회 바라보기라는 단계별로 구분 지을 수도 있다.

나의 그림을 통해 감상자의 숨기고 싶었던 또는 간지러웠던 부분을 대신 긁어주거나 겉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대신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직접적인 형상이 보이는 물건, 장면들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그것이 상징적인 장면으로 여러 가지 해석이 될 수 있는 이미지가 되기도 하며, 또는 꼬일 대로 꼬인 감정과 생각 이념들을 똬리 트듯. 여러 장면, 물건들이 섞여 한 장면에 자연스럽게 안착시킨다.